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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①] ‘시라노’ 최재웅 “공연 시작 전 설레는 과정 느끼러 오세요”
“낭만적 내용 담은 고전·여유롭고 담백한 작품…현대사회 공감 줄 것”
2019년 09월 15일 오전 0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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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뉴스24 박은희 기자] “올 시즌의 마지막이니까 많은 분들이 극장에 와주셨으면 좋겠어요.”

2년 만에 돌아온 뮤지컬 ‘시라노’에서 단단하면서 중후한 매력의 시라노를 보여주고 있는 최재웅은 소탈하게 관객을 맞이한다.

뮤지컬 ‘시라노’는 실존 인물을 모티브로 한 프랑스 희곡 ‘시라노 드 베르주라크’를 원작으로 2017년 재탄생했다. 류정한의 프로듀서 데뷔작으로 프랭크 와일드혼·레슬리 브리커스 콤비가 창작에 참여했다.

[사진=조성우 기자]
시라노는 불의를 보면 절대 가만 두지 못하고 자신만의 방식으로 해결해야만 하는 신념을 가진 인물이다. 화려한 언변과 뛰어난 검술을 지닌 난폭한 천재지만 사랑 앞에선 부드러운 로맨티스트다.

하지만 크고 볼품없는 코에 대한 콤플렉스로 사랑하는 록산 앞에 나서지 못하고, 말솜씨가 부족한 크리스티앙을 대신해 록산에게 매일 편지를 쓴다.

‘시라노’ 재연의 타이틀롤은 최재웅과 함께 류정한·이규형·조형균이 맡았다. 최재웅은 2007년 뮤지컬 ‘쓰릴 미’에서 인연을 맺은 류정한의 캐스팅 제의로 합류하게 됐다.

지난 11일 서울 강남구 청담동 한 카페에서 만난 최재웅은 꾸밈없이 자신의 생각을 전하며 팀원들과 작품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마지막 공연까지 한달여 남은 기간에 대한 아쉬움은 ‘시라노’ 관람 독려로 이어졌다.

[사진=조성우 기자]
다음은 배우 최재웅과의 일문일답.


- 우선 이 작품의 매력을 짚어 달라.

“요즘이랑 안 맞게 같이 모여서 문학적인 이야기를 하고 시 축제도 하는 그런 감성이 참 좋았다. 시적인 대사나 가사가 많지 않나. 요즘은 조금 더 독특하고 새로움을 추구하는 작품들이 많은데 이 작품은 그 반대다. 고전이고 원작이 있는 작품이니까 그런 점이 가장 큰 매력이지 않을까 싶다.”

- 워낙 오랫동안 사랑받아온 원작을 기반으로 만든 작품이라서 캐릭터 분석이 어렵지는 않다고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라노에 대해 이해가 안 가는 부분은 없었나.

“없다. 전혀 없었다.(웃음) 그런 인물이니까. 이미 다 나와 있는 인물이지 않나. 새로 만든 창작 같은 경우는 이것저것 우리가 고민해야 될 게 많지만 이건 옛날 작품이고 공연도 한번 했으니까 굳이 이걸 새롭게 생각하지는 않았다. ‘있는 그대로 잘하자’는 마음이었다.”

- 시라노와 본인의 성격 중 닮은 점이 있나.

“비슷하다. 내가 되게 낙천적이다. 농담도 잘한다. 시라노가 1막에서는 되게 유머 있고 밝은 성격이다. 나도 농담하는 거 좋아하고 밝은 편이다. 또 책 읽는 것과 시를 좋아하는 것도 닮았다고 할 수 있다.”

[사진=조성우 기자]
- 첫 보도자료에서 ‘부족한 부분들은 열심히 공부해서 잘 찾아나가겠다’고 각오를 밝혔는데 개막 한달 후인 지금까지 찾은 것은 무엇인가.

“실제로 공연을 하다보면 내가 어떻게 하느냐보다 친구들하고 밸런스를 잡는 게 중요하더라. 간단하게 말하면 호흡이 맞아가는 건데, 앙상블 친구들이랑 상대역들이랑 지금 호흡이 좋다. 첫 공연 때와 달리 앙상블과 합도 그렇고 중간 중간 추임새·소리 지르는 것 등 미세하게 못 느꼈던 부분들이 딱딱 맞아가는 게 느껴지더라. 진짜 사소한 것들이라 관객들은 잘 못 느끼실 수도 있다. 대사 했을 때 반응해주고 빈곳을 채우는 게 많아졌다. 나뿐만 아니라 앙상블 친구들도 리액션이 훨씬 풍부해졌다. 자잘한 호흡이 맞아가니까 그런 것들이 발전되고 있는 것 같다.”

- 프레스콜 당시 넘버 ‘달에서 떨어진 나’가 은근히 어려워서 숨이 턱까지 차오를 정도라고 했다. 이제 많이 익숙해졌나.

“체력적으로 힘들다. 시라노가 2막 때도 계속 나오지만 1막은 퇴장이 거의 없다. 그런 데미지가 좀 쌓여서 마지막쯤에 그 노래가 나오는데 안무도 왔다 갔다 왔다 갔다 그러니까 힘들다. 안 힘들지 알았는데 되게 힘들더라. 그래서 그 장면이 끝나면 ‘으아’ 막 이런다. 사실 슬픈 신인데 처음 드레스리허설 때 가면도 웃기고 그냥 웃겨서 웃었다.(웃음)”

- 류정한 프로듀서가 연기와 병행하긴 힘들다고 삼연부터는 프로듀싱만 하겠다고 선언했다.

“이번에는 초연과 작품 자체가 굉장히 많이 바뀌어서 연습하는 과정도 달랐다. 형이 데스크 작업이랑 대본을 어떻게 바꿔야 할지 등에 신경을 많이 쓰셔서 고생을 많이 하셨다. 초연했던 거 그대로 재연을 하면 아무래도 부담이 적을 텐데 작품도 바꿔야 되고 그 와중에 또 연습하고. 대사와 가사도 많이 바뀌었는데 처음 하는 우리는 괜찮지만 형 같은 경우는 초·재연이 섞여서 헷갈려했다. 많이 힘드셨을 것이다.”

[사진=조성우 기자]
- 록산 역의 박지연·나하나와의 연기호흡은 어떤가.

“다 잘한다. 나만 잘하면 되는데.(웃음) 둘 다 반응에 의해서 연기하는 배우들이라 좋다. 늘 똑같은 반응이 아니라 상대방이 치는 호흡이나 대사 톤에 따라서 리액션을 해주니까 좋은 배우들인 것 같다. 둘 다 너무 잘해가지고 흠이 없다. 키가 크고 작은 차이 빼고는 장점은 다 똑같다.”

- 크리스티앙을 연기하는 송원근·김용한과의 호흡도 빼놓을 수 없겠다.

“원근이는 같이 작품도 했었고 워낙 친한 배우다. 그런데 얘가 이렇게 코미디도 잘하고 센스 있는 아이인지 처음 알았다. 원근이나 나나 되게 진지할 것 같은데 잘 까분다. 뮤지컬 ‘용의자 X의 헌신’ 때 만났는데 그때부터 그랬다. 둘 다 농담 따먹기 너무 좋아하고. 그런 스타일이다. 용한이 같은 경우는 우직함이 느껴진다. 키가 188㎝인가? 되게 크다. 그렇게 큰 애가 순하고 우직한 느낌이라 크리스티앙에 잘 어울린다. 콘셉트인지 모르겠지만 순하고 착하다.”

- 4명의 시라노 중 최재웅의 시라노는 어떤 차별점이 있을까.

“다 똑같이 해도 사람에 따라서 달라진다. 우리 4명이 똑같은 감정을 가지고 똑같은 목적으로 똑같은 대사를 똑같이 한다한들 그게 똑같겠나. 사람이 다른 차이지 않을까. 일단 4명이 추구하는 기본적인 목적은 다 똑같다. 그런 가정 하에 봤을 때 그 사람이 풍기는 이미지에 따라서 받아들이는 관객은 다를 것이다. 그건 관객들이 어떻게 받아들이실지 모르니까.(웃음) 내가 차별화 하려고 특별히 뭘 하는 건 없다. 나는 무조건 대본이랑 똑같이 한다. 다른 작품들도 마찬가지다. 무조건 대본대로 연출부랑 합의된 대로 한다. 거의 공연 시작부터 끝날 때까지 그런 편이다.”

[사진=조성우 기자]
- 최근 마케팅을 담당하는 안영수 랑 대표의 24시간 라이브 방송에서 전화연결을 통해 작품 얘기를 했다. 예능에도 출연해 적극적으로 ‘시라노’를 알렸다.

“영수 형 때문이다.(웃음) 24시간 라이브 땐 새벽 1시에 자다 깨서 전화를 받았다. 형은 한숨도 안 자고 방송을 했다. 정말 대단하다. 난 영수 형을 어렸을 때부터 알아가지고 그러려니 했다.(웃음) 팀 분위기가 좋다. 서로 친하게 지내고 가족적이다. 내 작품인데 여건이 되면 뭐든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예능도 재미있었다.”

- 공연 외 작품 관련 일정 중 특히 힘든 게 있었다면.

“프레스콜과 연습실 공개가 제일 떨린다. 왜냐면 시작 전이고 초반이기 때문이다. 연습실 공개 같은 경우는 공연이 올라가기도 전에 보여드려야 된다. 프레스콜도 공연 올라간 지 한 일주일 만에 하는 거니까 떨린다.”

- ‘시라노’가 현대사회에 주는 가장 큰 공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시라노’도 어차피 사랑 이야기고 신념·꿈에 관한 이야기다. 내가 생각하기엔 여유로움인 것 같다. 요즘 사람들은 진짜 바쁘게 살아가는데 이 작품은 여유로움이 있다. 모여서 술 마시고 빵 먹고 시 쓰는 그런 장면을 비롯해 기본적으로 작품 속 인물들의 태도가 급하지 않지 않나. 신념에 대해서 이야기할 때도 자기네 의지와 꿈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하고. 작품 자체의 분위기가 여유로워서 그런 것들이 요즘과 다르다. 나도 다른 작품을 할 때는 서두르는 마음이 있었는데 이 작품 같은 경우는 고전이고 내용 자체가 낭만적이니까 연습 과정에서 쫓기지 않고 즐겁게 했다. 코미디도 있고 낭만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대사들도 많고 하니까 이번 작품 은 여유롭고 편안하게 연습을 했다. 작품이 또 치열하진 않지 않나. 2막의 전쟁신 빼고는 자극적인 것도 없고 그러니까 담백하다.”


- 작품이 용기와 사랑, 정의와 희생이 무엇인지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나에게 가장 용기를 주는 말’은 무엇인가.

“말보다도 느낌인데, 가족이든 친구든 같이 공연을 하는 동료든 나를 이해해주는 사람이 내 상황을 알고 쓱 웃어주면 제일 힘이 나지 않을까. 나는 그런 것 같다. 예를 들어 힘들게 일하고 집에 갔는데 엄마가 ‘아들 힘들었지?’ 하고 밥을 차려주면 그것도 용기가 되고. 나 같은 경우는 집에 가면 아이들이 있으니까(늘 용기를 얻는다).”

- 그렇다면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정의는 무엇인가.

“각자가 가지고 있는 기준일 것이다. 내가 생각하는 정의가 다른 사람한테는 정의가 아닐 수 있다는 전제 하에 답하자면 내가 가지고 있는 주체적인 신념이다. 그게 보편적 정의일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내 기준의 신념이다. 다른 사람이 볼 때는 아니라고 할 수 있으니까.(웃음) 내가 생각했을 때 부끄럽지 않은 것? 스스로 안 부끄러우면 되는 것 같다. 내 자신이 창피할 때가 가장 비참한 순간일 텐데 그렇지 않은 게 제일 맞지 않을까 싶다.”

- 폐막까지 한달 남았다. 아직 ‘시라노’를 보지 못한 예비관객을 위한 관전포인트를 말하자면.

“나는 ‘어떤 작품이냐’보다도 극장에 가기까지의 과정이 너무 좋다. 만약에 내일 공연을 보면 전날부터 설레지 않나. 아침에 일어나면 ‘이따 일 끝나고 공연 보러가지? 뭐먹지?’ 하면서 기분이 좋다. 맛있는 거 먹고 표 받고 공연이 시작하기 전까지의 그 과정을 나는 좋아한다. 그런 거 느끼러 오시라고 말씀드리고 싶다. 우리 작품에 한정하는 건 아니지만 기왕이면 ‘시라노’였으면 한다.(웃음)”

/박은희 기자 ehpark@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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